주요 국정과제로 신남방정책이 추진되면서 상호이해 및 아세안 수요에 기반을 둔 개발협력 추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을 비롯한 국내 관계기관들은 신남방정책 지원을 위한 개발협력 추진방향을 설정하고 아세안 지역 국토 부문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다. 안예현 부연구위원이 수행한 ｢아세안국가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개발협력전략 연구｣는 신남방정책 기조 아래 아세안국가의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개발협력 추진방향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KRIHS: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된 동기는?
안예현: 아세안국가들은 영토 내 지역 격차와 불균형한 국토발전의 가능성이 커서 앞으로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 개발 시대를 거치며 단계별 국토균형발전을 추구한 경험이 있어서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전략적 개발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국토균형발전을 주제로 한 전략적 개발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주요 개발협력기관의 대(對) 아세안정책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아세안국가의 수요에 대응하고, 국제경쟁력 확보 및 신남방정책의 실행력 제고를 위해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KRIHS: 이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안예현: 우리나라의 균형발전정책은 사회·정치적 배경의 특수성이 반영되어 있다. 균형발전이라는 동일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이 다르게 전개됐으며, 정부에 따라 정치적 목적을 내포한 균형발전정책도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회·정치적 배경에서 도입된 국토균형발전 정책수단의 경우, 개발협력의 대상으로서 추진되기 때문에 이행환경에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국토균형발전 개발협력을 위해서는 정책수단 중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논의·추진되는 정책수단을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기준과 개발협력 공간 단위를 고려하여 국토균형발전의 정책목표와 수단을 제시했다.

KRIHS: 연구 수행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안예현: 우리나라 대부분의 개발협력사업은 현지 수요를 기반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현지 수요를 파악하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 그래서 사례분석 국가의 개발협력 수요 파악을 위해 국가별로 현지 관계자 5인 이상을 심층 면접했다. 심층면접의 대상자를 현지 관계부처 국장급 이상 담당자 또는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를 섭외하여 응답의 질을 얻고자 노력했다. 심층 면접 참여자는 사례분석 국가의 주요 이슈와 개발협력 수요 파악에 유용한 최신 현지 정보와 전문적 시각을 공유해줬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부 심층 면접 대상자는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개발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KRIHS: 연구 수행 시 보람을 느꼈거나 아쉬웠던 점은?
안예현: 이 연구에서는 사례분석 국가의 전문가 심층면접을 통해 해당 국가에서 정의하는 국토균형발전에 대해 검토했으며, 경제발전의 수준과 과정이 다른 국가들은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파악했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국토균형발전의 개념을 국제적으로 의제화하여 우리나라가 선도해나가기 위해서는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이론과 분석 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많은 국가의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개념과 인식을 연구에 담지 못한 점이 아쉽다.

KRIHS: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안예현: 국토균형발전은 주제 특성상 장기적 시각에서 연계사업의 발굴과 이행이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이와 관련된 정책방안을 제안했다. 제안된 정책방안의 이행은 우리나라 개발협력 분야의 구조적인 개선 및 풍토 변화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개발협력이 수행될 수 있도록 이 연구에서 제안한 정책방안에 대해 세부적으로 연구하고 싶다.